PS 세상
29주차 지금 태아와 산모는? 본문
이제 77일이 남았다. 베이비 빌리는 많은 정보를 주는데 지금 아기와 아빠와 엄마의 상태를 얘기 해 준다
지금 아기는 37.6cm 맥북 프로!
드디어 세상이 아니라 양수에서 눈을 뜨다!
저의 몸에 피하지방이 붙어 제법 동그스름해지고 통통해지니 엄마랑 더 닮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이제 저는 눈꺼풀이 완전하게 형성 되고 눈동자도 생겨 눈을 뜨기 시작해요!
또, 엄마가 기뻐하는 것, 슬퍼하는 것 등 감정변화도 알아 차릴 수 있어요. 엄마의 지금 기분을 맞춰 보자면..! 저를 빨리 보고 싶으면서도 걱정되기도 하는 군요?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잘 될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엄마라면,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니까 오늘도 힘내요 엄마.
아직 말은 커녕 입도 못뗏을 아이를 생각하며 아이의 입장에서 우릴 걱정해 주는 어플이 신기하기만 하다.
지금 엄마는
허리나 등이 아프고 쉽게 피로를 느껴요
엄마는 숨이 가빠지고 허리, 등이 아파와요. 제가 이제 엄마의 폐를 밀어서 호흡이 짧아져요! 그래서 허리나 등 부분이 아프고 쉽게 피로를 느끼기도 해요. 엄마의 얼굴도 붓게 되는데 저녁 무렵에는 괜찮지만 하루 종일 부기가 빠지지 않으면 임신중독증 가능성이 높이니 주의 해야 해요!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거나 고혈압, 단백뇨 증세가 나타나면 저와 함께 의사 선생님께 달려갑시다!
요새 하루 종일 한숨을 내쉬는 와이프를 보며 어디가 불편한가 기분이 나쁜가 했다. 허리는 쑤시고 숨은 가쁘고 며칠 전엔 앉아서 자고 있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 하다.
단지 아이를 갖기 위한 노력이란게 얼마나 큰 각오가 필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신체가 변하는 모습을 직접 체감 하는 것이 상상도 되지 않지만 남편이란게 해줄 수 있는건 고작 응원과 뒷바라지다.
지금 아빠는
엄마에게 간식을 만들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아빠.
아빠, 그거 알아요? 저 이제 8개월이라구요! 엄마는 이 시기에 초유가 만들어져요. 초유는 무척 진하고 끈끈 하면서 짙은 노란색을 띠지만 양은 적어요. 그렇지만 단백질, 지용성비타민, 무기질 함량이 높아 아기에게는 꼭 먹여야 해요. 또, 엄마는 부종과 저림 현상이 있을 수 있으니 엄마의 급격한 체중 증가를 유의하기 위해 건강식을 챙겨 주세요!
건강식을 챙겨야 한다고 하지만 이 시기에 우리 와이프는 단거 매운게 땡기는 시기인가 보다. 한때 와이프가 입덧을 하던 시즌에 신기한 경험을 했다. 평생 살면서 먹고 싶은게 딱히 없었던 나는 항상 메뉴를 고르다가 심한 고뇌에 빠지곤 했다.
와이프가 입덧 하던 시즌 무슨 바람이 불어선지 뇌리에 꽂히는 메뉴들이 몇 가지가 있었다. 점심을 항상 밖에서 사먹는 나는 그 시기에 메뉴고르기가 너무 수월해서 나도 나이를 먹으니 바뀌는 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런 시기가 몇 달도 되지 않아 지나가고 지금은 다시 선택장애인으로 돌아왔다.
함께 살아가며 서로 포기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먹고 싶은거나 하고 싶은거에 대한 부분이다. 나도 와이프도 서로 배려하기 위해 각자 서로의 것을 포기하는 것이 대부분이겠지 싶다.
와이프가 먹고싶다 하면 이래 저래 잔소리를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못내 아쉬움이 남기에 그 시기 그 때 먹고싶다는 걸 지나칠 수가 없다. 또 야식을 먹곤 내일 후회 하겠지.
며칠 전 먹은 불닭발과 매운 오돌뼈가 아직도 내 엉덩이를 괴롭힌다.
